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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소는 누가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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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2-05-0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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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미애
(아래)김태일


민주당이 경북도지사 후보로 임미애를 공천한다고 발표하자 여기저기서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한다. 의아했다. 소는 누가 키우나?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을 놀릴 때 쓰는, KBS 예능이 만든 유행어가 아닌가? 알고 보니 임미애에게 하는 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다. 진심 그를 걱정해서 하는 얘기였다. 그는 정말 소를 수십마리 기르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에 나갈 경우 ‘소는 누가 키우나?’는 그가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소 키우는 것은 논농사, 밭농사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다. 1980년대 후반 전국에서 타오르던 농민운동의 불길을 취재하러 다닌 적이 있었다. 그때 봤더니 농민운동을 이끌던 지도자들 가운데 소 키우는 이가 가장 힘든 것 같았다. 정해진 시각에 맞추어 먹이를 주고 돌봐야 하기 때문이었다. 소 키우는 농민은 거리 투쟁을 하다가도 때가 되면 집에 다녀와야 한다.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 임미애는 그 힘든 일을 실제 하고 있다.
그가 소를 키우게 된 사연이 재미있다. 그는 이른바 86세대다. 민주화 운동이 절정에 이르던 1987년 그는 이화여자대 총학생회장이었다. 지금 통일부 장관을 하는 이인영 등과 함께 질주하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일원이었다. 그러던 그가 같은 길을 가던 남편과 손잡고 서울에서 수백㎞ 떨어진 경북 의성 농촌으로 들어왔다. 그가 여기에서 어떻게 지냈는지는 이 지역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그는 총학생회장 출신의 엘리트 운동가가 아니라 짜장 농민이 되었다. 봄이면 과수원에 거름을 내고 가을이면 사과를 따서 트럭에 싣고 도회지로 나가 팔았다. 소 키우는 것도 그런 일 끝에 하게 되었다.
임미애가 훌륭하다 싶은 이유는 그가 힘든 농업노동을 잘 견뎠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일 속에서 진짜 농민이 되었다고 하는 점이다. 수건을 머리에 질끈 동여매고 논두렁, 밭두렁, 장터 가리지 않고 잰걸음으로 출몰하는, 그는 부지런한 ‘여성 농부’였다. 그의 곁에는 장중한 전대협 진군가도 없었고 시퍼렇게 날이 선 구호도 없었다. 질박한 ‘농민의 삶’이 있었을 뿐이다.
농민의 삶이라는 터전에서 그는 조심스럽게 풀뿌리 정치의 싹을 길렀다. 지난 3월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이 정치를 마감하면서 자신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추구했던 ‘거대담론의 시대는 가고 생활 정치의 시대가 왔다’ ‘86세대가 기득권화하고 세상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임미애의 경우 그런 통찰은 일찍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있었다.
그는 같은 세대의 여느 지도자들과 조금 달랐다. 그는 심지가 단단했으나 한없이 겸손한 풀뿌리 지도자였다. 그가 경북 의성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의성군 의원에 당선이 되었고 나아가 경북도의원으로도 뽑혔던 ‘기적 같은’ 일은 풀뿌리 정치에 대한 그의 남다른 철학과 태도의 성과였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것을 독립운동과 시시포스의 신화에 비유한다. 이번 경북도지사 선거도 임미애의 승리를 기약할 수 없다. 그와 경쟁하는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는 현직 경북지사로서 단단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다. 여전히 이 지역의 정치 지형은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가파른 절벽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가 받은 표는, 안동 출신이다 경주 이씨다 온갖 연고를 들이대면서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문재인 후보가 받았던 지지를 겨우 넘어서는 정도였다.
그러나 그런 것과 상관없이 경북도지사 후보 임미애는 이미 빛나고 있다. 우선 그가 있어서 민주당의 체면이 유지되고 있다. 그는 민주당이 공천한 17개 광역시장 도지사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 지도자다. 그마저 없었다면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명단은 모두 남성으로 채워지는 사태가 일어날 뻔했다. 그런 그림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그랬다면 민주당은 얼마나 많은 힐난을 받았을까. 임미애가 있어서 그것을 겨우 면한 셈이다.


소 키우다가 운명의 길을 나선 임미애의 존재는 저물어가는 86세대에게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될 것이다. 그는 잘난 체 가르치려고나 하고, 과거에 뭘 했다며 뻐기기나 하고, 아는 게 달리면 신념이 중요하다고 눙치기나 하는, 나태한 정치인들에게 따끔한 죽비가 될 것이다. 또한 그의 등장은 ‘조금은 다른’ 86세대도 있다는 것을 보여줄 희망의 단서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와 겨루기는 덤으로 얻는 즐거움이다. 민주당이 임미애를 공천한 것은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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