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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아파트와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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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8-22 14:58 조회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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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 되어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그런데 이게 신문을 보니까 정부책임이라더라.” 검색해 보니 일부 언론에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정부가 사태를 낙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경계를 늦추게 되었으므로 정부책임이라는 취지이다.

김진한 헌법전문가·독일 에어랑엔대 방문학자
김진한 헌법전문가·독일 에어랑엔대 방문학자

우리 정부의 방역 대응은 유능하고 효과적이었다. 사태 초기 확진자 숫자 등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였던 것은 우리 민주주의 수준이 한 단계 발전하였음을 보여준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후 정부는 여러 장애물에 동시에 대처해야 했다. 경제와 실업률을 챙기기 위해서는 낙관적 메시지를 던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최고단계의 대비를 지속시키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사정을 함께 저울질하여 형량했던 것이다.

사실 바이러스 재확산의 추세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독일도 심상치 않다. 지난 20일 하루 1700명이 새로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휴가철을 맞아 각종 모임에서 사람들 간의 접촉이 부쩍 많아졌고, 외국으로 휴가를 떠났던 이들이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 때문이라는 주장이나 보도는 찾을 수 없다. 단지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정책에 관한 보도가 이어질 뿐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언론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들의 권력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를 타락시키기도 한다. 바이러스 재확산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비난에는 공동체에 대한 염려보다는 권력에 대한 욕구가 느껴져 동의하기 어렵다.

욕구에 노출되어 있는 것은 언론만이 아니다. 얼마 전부터 서울 집값 상승이 정치권의 뜨거운 주제가 되었다. 정부는 여러 대책을 발표했다. 무엇보다도 집값을 올리는 전철 등 새로운 교통수단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중단해야 하지만 거기까지 나가지는 않는다.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과 집값을 올리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병행하고 있는 것은 신기한 현상이다. 개발공약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공약이다. “새로운 전철을 건설하여 부동산과 아파트값을 두 배로 만들어놓겠습니다.” 그리하여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은 더욱 오르고, 더욱 과밀화되는 것이다. 지방의 중소도시로 경제와 정치, 문화와 교육의 중심을 이전해야 국토의 균형발전이 가능할 것이지만, 서울의 집값이 터럭만큼이라도 영향을 받는다면 그 정책은 실패하게 되어 있다. 결국 서울과 지방에 사는 사람들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지만 중요하지 않다.



민주주의는 쉽지 않다. 독재자가 사라지고, 자유로운 선거가 도입되고, 사법의 독립이 보장되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학식이 높은 사람, 권력과 지위가 높은 사람, 언론기관과 전문가에게만 권위가 주어진다면, 그리하여 그들이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라고 큰소리로 소란을 피우고, 정작 진짜 문제에 관하여는 못 본 척 무시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대중들이 그들의 거짓에 속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공동체의 위기를 못 본 체한다면, 민주주의의 불꽃은 서서히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8220300015&code=990100#csidxeb7427e83afd4ecb215431f8111a3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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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江村) /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구비 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촌에는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梁上燕, (자거자래당상연)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 (상친상근수중구)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라.

老妻畵紙爲碁局, (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稚子敲針作釣鉤. (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는구나.

多病所須唯藥物, (다병소수유약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微軀此外更何求. (미구차외갱하구)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화석정 / 율곡 이 이


林亭秋已晩 / 騷客意無窮 숲에는 가을이 저물어 가매 / 시인의 시정은 그지없어라.

遠水連天碧 / 霜楓向日紅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 단풍은 햇빛 따라 불타올라라.

山吐孤輪月 / 江含萬里風 산에는 둥근 달이 솟아오르고 / 강에는 끝없는 바람 어려라.

塞鴻何處去 / 聲斷暮雲中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저무는 구름 새로 소리 끊겨라.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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