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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해법 ‘뒷걸음질’에 곡기 끊은 얼굴들은 까매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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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1-01-09 01:59 조회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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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중대재해법 국회 본회의 통과
단식농성 산재 유족들 ‘슬픈 해단식’

말 많고 탈 많던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중대재해법)이 8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산업재해 희생자 유가족들이 29일 동안 곡기를 끊어가며염원했던 법 제정이지만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장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칠수록 뒷걸음질 쳐온 법조문이 한 줄 한 줄 마음에 걸린 탓이다.

 이날로 29일째 단식 농성을 벌여온 정의당 지도부와 산업재해 희생자 유가족들은 오후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이 최종 의결된 뒤 국회 본청 앞에서 조촐한 해단식을 열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해단식에서 “국회에서 한파보다 더 차가웠던 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였다”며 “유족들은 다른 사람들은 내 자식처럼 희생되어선 안 된다며 곡기 끊고 찬 바닥에 앉았지만 거대 양당은 중대재해의 정의를 정하는데 꼬박 하루를 보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용균이는 돌아오지 않지만…”
막판까지 투쟁을 이어온 유족들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 자리에서 “아무리 이렇게 노력해도 내 자식은 돌아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 살리겠다고 30일 가까이 끼니 굶어가며 우리를 죽여왔다”며 “왜 사람 살리는데 국가와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막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 이한빛 피디(PD) 아버지 이용관씨는 중대재해로 떠난 희생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울먹였다. 이씨는 “사무치게 보고 싶은 그리운 나의 사랑하는 아들 한빛이와 용균이 그리고 모든 영령들, 함께 고통을 느끼며 죽지 못해 살아갈 수많은 유가족들께 중대재해법을 바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 제정을 위한 유족들의 투쟁은 막판의 막판까지 계속됐다. 김미숙씨와 이용관씨는 이날 오전 법사위 회의장에서도 “중대재해법 제정 청원을 냈는데 왜 청원자의 의견은 들어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다가 제지당했다. “단 한줄의 법조문이라도 다시 건지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시작할 때만 해도 단식이 이렇게까지 길어질 거라곤 유족들도 미처 예상 못 했다. 12월 임시회 종료일인 1월8일까지 단식이 이어지는 ‘최악의 경우’도 물론 생각했지만, 해를 넘기기 전에 처리될 거라는 희망 섞인 예측이었다. 유가족들이 맹추위 속에서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는 데다 여론도 법 제정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를 사흘 남긴 지난달 28일 알맹이가 쏙 빠진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도저히 단식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줄곧 농성 천막을 지킨 강은미 의원실의 장화동 보좌관은 기대가 와르르 무너지던 그 순간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미안하고 힘들었던 때”로 기억하고 있었다. 장 보좌관은 “곡기를 끊은 몸도 연말 처리를 예상했는지 새해를 맞이하면서 유족들과 강 의원의 몸 상태가 급격하게 나빠졌다. 하루하루 얼굴색이 까맣게 변해갔다”고 말했다. 단식 농성을 벌인 29일 내내 수많은 지지 방문이 이어졌고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은 외로운 싸움이었다. 장태수 정의당 대변인은 “자식 떠나보내고 국회에서 싸우고 있는 유족들이 지독하게 외로워 보였다”라며 “정작 그 죽음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말만 하고 행동은 느렸다. 그 무심함에서 오는 단절감이 유족들을 가장 많이 괴롭혔다”고 말했다.
김종철 “이제 다시 시작…‘갔다 올게’라는 약속 꼭 지켜드리겠다”
연말연시 텅 빈 국회를 쓸쓸히 지킬 땐 서러움마저 몰려왔다. 때가 때이니만큼 김미숙씨 입에서 ‘용균이’ 이름은 더 자주 나왔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연말로 갈수록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어머님은 ‘이 법 통과된다고 용균이가 살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나 같은 엄마는 다신 없었음 좋겠다’는 얘기를 계속하셨다”고 말했다.
오랜 단식으로 건강에 무리가 온 유가족들은 해단식이 끝난 뒤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단식은 여기서 멈추지만 그들의 투쟁은 이제 시작이다. 김종철 대표는 “이제 시작인 만큼 정의당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여전히 유예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한 사람이라도 더 살려내겠다. 제대로 된 중대재해법을 완성할 때까지 저희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이 매일 하는 ‘갔다 올게’라는 약속 꼭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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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江村) /두보(杜甫)


淸江一曲抱村流, (청강일곡포촌류) 맑은 강 한 구비 이 마을을 안고 흐르는데,

長夏江村事事幽. (장하강촌사사유) 긴 여름 강촌에는 만사가 한가롭다.

自去自來梁上燕, (자거자래당상연) 절로 갔다 절로 오는 것은 들보 위의 제비요,

相親相近水中鷗. (상친상근수중구) 서로 친하고 서로 가까이하는 것은 물 위의 갈매기라.

老妻畵紙爲碁局, (노처화지위기국) 늙은 아내는 종이에 줄 그어 바둑판을 만들고,

稚子敲針作釣鉤. (치자고침작조구) 어린 아들은 바늘 두들겨 낚싯바늘 만드는구나.

多病所須唯藥物, (다병소수유약물) 병약한 몸에 필요한 것이라곤 그저 약물 뿐,

微軀此外更何求. (미구차외갱하구) 하찮은 이내 몸이 이 밖에 또 무엇을 바라리오.



화석정 / 율곡 이 이


林亭秋已晩 / 騷客意無窮 숲에는 가을이 저물어 가매 / 시인의 시정은 그지없어라.

遠水連天碧 / 霜楓向日紅 물빛은 하늘에 닿아 푸르고 / 단풍은 햇빛 따라 불타올라라.

山吐孤輪月 / 江含萬里風 산에는 둥근 달이 솟아오르고 / 강에는 끝없는 바람 어려라.

塞鴻何處去 / 聲斷暮雲中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저무는 구름 새로 소리 끊겨라.

바위 / 청마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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