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전설의 노동당수'서 땄다…英 정권교체 일군 스타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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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4-07-05 14:40 조회 1,961 댓글 0본문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지난달 13일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노동당 2024년 총선 선언문 발표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 압승이 예상되면서 키어 스타머(62) 노동당 대표의 총리 등극이 가시화됐다. 고든 브라운(2007~2010) 이후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다. 보수당의 리시 수낵 현 총리는 취임 1년 9개월만에 퇴장한다.
스타머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모든 분께, 우리에게 투표하고 변화된 노동당을 신뢰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6세부터 노동당 활동…“진보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 자청
스타머는 1962년 공구 제작자인 아버지와 희소병(스틸병)을 앓은 간호사 어머니 사이 네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키어라는 이름은 노동당 지지자였던 부모가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 이름에서 땄다.
스스로 노동계급 출신이자 “진보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로 규정한다. 16세에 노동당의 ‘젊은 사회주의자’에 가입했고, 리즈대에 진학한 후엔 ‘노동 클럽’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곳과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가족 중 처음 나온 대학 졸업자였다. 트로츠키주의 급진 잡지인 ‘사회주의 대안’ 편집자로 일하기도 했다.
1987년 법정 변호사가 된 뒤엔 인권 관련 변호를 주로 맡았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시위자들도 변호했다. 스타머는 특히 북아일랜드 경찰 조직의 인권 고문으로 일한 경험이 정치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경찰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경찰을 상대로 한 소송전보다 조직 내부에서 신뢰를 얻는 게 더 빠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5년간은 왕립기소청(CPS) 청장을 지냈고 그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15년 52세의 나이에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정권교체를 대비한 예비내각)에서 브렉시트부 장관으로 일했고, 2019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자 제러미 코빈에 이어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 대표를 맡은 그는 당을 중도적 노선으로 이끌었다. 노동당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책으로 꼽혀온 물·에너지 국유화 공약을 폐지했다. 영국군에 대한 지원 확대를 약속하며 당에 붙어 있던 반애국적이란 꼬리표를 뗐다. “반유대주의는 우리 당의 오점이었다”며 유대인 당원들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지난 2일 총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국 클레이크로스의 글로벌 브랜드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노동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총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국 클레이크로스의 글로벌 브랜드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노동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무신론자이자 채식주의자
때문에 스타머는 ‘제3의 길’로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해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토니 블레어 전 총리에 비견되기도 한다. 다만 블레어 같은 카리스마는 부족한 편이라는 평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머는 진지하고 강렬하며 실용적이지만 카리스마가 넘치지는 않는다”며 “스타성은 없지만 무자비한 효율성으로 노동당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당내 충성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의 부인 빅토리아는 유대인 가정 출신의 변호사로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산업보건 전문가로 일한다. 둘 사이엔 십대인 아들과 딸이 있다. 스타머는 총리가 되면 가장 두려운 건 “‘어려운 연령’의 자녀에게 미칠 영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타머는 무신론자를 자청하며, ‘페스카테리안’(해산물을 먹는 채식주의자)다. 아내도 채식주의자여서 자녀들에게 10세가 돼서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고 한다.
총선 압승 후 첫 행보는 ‘르완다 계획’ 철회?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타머는 보수당 정부와의 결별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 즉시 정책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스타머는 임기 첫날 수낵 총리의 대표 정책인 ‘르완다 계획’(영국에 들어오는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을 철회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FT는 또 스타머 내각이 영국 군사 능력 검토, 의사 파업 종식을 위한 영국 의학협회와의 대화를 시작할 거라고 예상했다.
스타머는 9~1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전망이다. 예산 작업도 시작해 10월에 첫 예산안을 제출할 수 있다.
그림자 재무장관은 영란은행 출신
스타머는 지난해 정권교체를 준비하는 그림자 내각(예비 내각)을 구성했다. 이들은 실제로 해당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림자 부총리이자 국가평준화, 주택 및 지역사회를 위한 국무장관으론 안젤라 레이너(44) 노동당 부대표를 세웠다. 레이너는 임신으로 16세 때 학교를 중퇴했으나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간병인으로 일했고, 간호사노조 대표를 거쳐 정계에 입성했다.
그림자 재무장관은 레이첼 리브스(45)로, 침체된 영국 경제를 살려야 하는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옥스퍼드대·영란은행·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더 빠른 성장과 안정·투자·개혁을 내세운다.
그림자 에너지·기후 장관엔 전 노동당수인 에드 밀리밴드(55)가, 그림자 외무장관엔 가이아나 이민자 가정 2세 출신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데이비드 래미(52)가 포진해있다. 외신들은 스타머의 그림자 내각에 대해 “블레어주의자(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유사한 사회민주주의를 따르는 이)들이 장악했다”고 평한 바 있다.
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 압승이 예상되면서 키어 스타머(62) 노동당 대표의 총리 등극이 가시화됐다. 고든 브라운(2007~2010) 이후 14년 만의 노동당 총리다. 보수당의 리시 수낵 현 총리는 취임 1년 9개월만에 퇴장한다.
스타머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캠페인을 벌인 모든 분께, 우리에게 투표하고 변화된 노동당을 신뢰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16세부터 노동당 활동…“진보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 자청
스타머는 1962년 공구 제작자인 아버지와 희소병(스틸병)을 앓은 간호사 어머니 사이 네 자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키어라는 이름은 노동당 지지자였던 부모가 노동당 창립자 키어 하디(1856∼1915) 초대 당수 이름에서 땄다.
스스로 노동계급 출신이자 “진보주의자이자 중도주의자”로 규정한다. 16세에 노동당의 ‘젊은 사회주의자’에 가입했고, 리즈대에 진학한 후엔 ‘노동 클럽’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곳과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법학을 공부했는데 가족 중 처음 나온 대학 졸업자였다. 트로츠키주의 급진 잡지인 ‘사회주의 대안’ 편집자로 일하기도 했다.
1987년 법정 변호사가 된 뒤엔 인권 관련 변호를 주로 맡았다.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시위자들도 변호했다. 스타머는 특히 북아일랜드 경찰 조직의 인권 고문으로 일한 경험이 정치를 시작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경찰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는 경찰을 상대로 한 소송전보다 조직 내부에서 신뢰를 얻는 게 더 빠르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2008년부터 5년간은 왕립기소청(CPS) 청장을 지냈고 그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2015년 52세의 나이에 하원의원 당선으로 정계에 입문한다. 노동당의 그림자 내각(정권교체를 대비한 예비내각)에서 브렉시트부 장관으로 일했고, 2019년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전임자 제러미 코빈에 이어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됐다.
당 대표를 맡은 그는 당을 중도적 노선으로 이끌었다. 노동당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책으로 꼽혀온 물·에너지 국유화 공약을 폐지했다. 영국군에 대한 지원 확대를 약속하며 당에 붙어 있던 반애국적이란 꼬리표를 뗐다. “반유대주의는 우리 당의 오점이었다”며 유대인 당원들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지난 2일 총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국 클레이크로스의 글로벌 브랜드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노동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일 총선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국 클레이크로스의 글로벌 브랜드를 방문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노동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무신론자이자 채식주의자
때문에 스타머는 ‘제3의 길’로 1997년 총선에서 압승해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토니 블레어 전 총리에 비견되기도 한다. 다만 블레어 같은 카리스마는 부족한 편이라는 평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타머는 진지하고 강렬하며 실용적이지만 카리스마가 넘치지는 않는다”며 “스타성은 없지만 무자비한 효율성으로 노동당을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당내 충성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그의 부인 빅토리아는 유대인 가정 출신의 변호사로 공공의료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산업보건 전문가로 일한다. 둘 사이엔 십대인 아들과 딸이 있다. 스타머는 총리가 되면 가장 두려운 건 “‘어려운 연령’의 자녀에게 미칠 영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스타머는 무신론자를 자청하며, ‘페스카테리안’(해산물을 먹는 채식주의자)다. 아내도 채식주의자여서 자녀들에게 10세가 돼서야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고 한다.
총선 압승 후 첫 행보는 ‘르완다 계획’ 철회?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타머는 보수당 정부와의 결별을 강조하기 위해 취임 즉시 정책 전환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스타머는 임기 첫날 수낵 총리의 대표 정책인 ‘르완다 계획’(영국에 들어오는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 난민 심사를 받게 하는 것)을 철회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FT는 또 스타머 내각이 영국 군사 능력 검토, 의사 파업 종식을 위한 영국 의학협회와의 대화를 시작할 거라고 예상했다.
스타머는 9~11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전망이다. 예산 작업도 시작해 10월에 첫 예산안을 제출할 수 있다.
그림자 재무장관은 영란은행 출신
스타머는 지난해 정권교체를 준비하는 그림자 내각(예비 내각)을 구성했다. 이들은 실제로 해당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림자 부총리이자 국가평준화, 주택 및 지역사회를 위한 국무장관으론 안젤라 레이너(44) 노동당 부대표를 세웠다. 레이너는 임신으로 16세 때 학교를 중퇴했으나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간병인으로 일했고, 간호사노조 대표를 거쳐 정계에 입성했다.
그림자 재무장관은 레이첼 리브스(45)로, 침체된 영국 경제를 살려야 하는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옥스퍼드대·영란은행·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더 빠른 성장과 안정·투자·개혁을 내세운다.
그림자 에너지·기후 장관엔 전 노동당수인 에드 밀리밴드(55)가, 그림자 외무장관엔 가이아나 이민자 가정 2세 출신으로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데이비드 래미(52)가 포진해있다. 외신들은 스타머의 그림자 내각에 대해 “블레어주의자(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유사한 사회민주주의를 따르는 이)들이 장악했다”고 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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