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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압승 4일 만에 총 맞은 ‘러시아의 심장’…미국, 2주 전 테러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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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476회 작성일 24-03-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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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테러범들의 방화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이 지붕이 내려앉는 불길에 휩쌓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아래)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난입해 총을 난사하는 테러공격범들. 테러범들의 공격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로이터 연합뉴스


모스크바 총기난사·화재 최소 62명 사망
러 “우크라 쪽 관여 밝혀지면 자비 없다”
우크라 “테러에 결코 의존하지 않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공연장에서 테러범들의 총격으로 적어도 62명이 숨지고 145명 이상이 다쳤다. 이슬람국가(IS·아이에스)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3월 초 러시아 당국에 대형 테러 정보를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도심 북서부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최소 4명의 무장 괴한이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총을 난사했고, 이후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테러로 최소한 62명이 숨지고 145명 이상이 다쳤으며, 사망자는 더 늘어나고 있다. 테러범들은 공연장을 찾은 관중들을 향해 총을 쐈다. 이후 공연장에 불을 질러 대형 화재로 번졌고, 공연장의 지붕이 무너졌다.

이슬람국가는 텔레그램 채널에 성명을 내어, 이 테러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러시아에서 2000년 전후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이 벌인 일련의 테러공격 이후 최대 테러 사건이다.

이슬람국가 “우리 소행” 텔레그램 성명

이번 사건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접어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선에서 승리해 5선 집권에 들어간 가운데 발생해, 푸틴 정권을 향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된다.

미국은 지난 3월7일 이 같은 테러에 대한 경고를 발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국 시민들에게 모스크바의 공연장을 피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이 경보는 “대사관은 극단주의자들이 모스크바에서 공연장을 포함한 대형 집회를 공격하려는 임박한 계획이 있다는 보고를 주시하고 있고, 미국 시민들은 향후 48시간 동안 대형 집회를 피하라는 권고를 받아야만 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경고는 “명백한 협박 같고,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불안정시키려는 의도”를 닮은 “도발적인” 성명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통신이 이번 주 초에 보도했다.

미국은 치명적인 위협을 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는 정책을 갖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스크바 당국에도 이 같은 정보가 전달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 정보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전달됐다”고 신문에 밝혔다. 미국의 한 관리는 “우리는 러시아 내에서 공격하려는 이슬람국가에 관해 지난해 11월부터 일련의 정보 흐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존 커비 백악관 전략소통비서관은 지난 7일 모스크바 주재 대사관 경보가 이 공격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끔찍한 공격에 대한 어떠한 사전 정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날 테러 공격은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의 공연을 보려고 모여든 관중을 겨냥했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에 이어 폭탄을 터뜨리며 불을 질렀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테러범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들을 보면, 자동소총을 가진 2명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불을 지르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 뒤에서 총격 소리가 끊임없이 울린다.

총격 이어 폭탄 터뜨려 불…공연장 지붕 붕괴

또 총을 들고 모자를 쓴 테러범 4명이 표적 거리에서 비명을 외치는 사람들을 겨냥해 총을 쏘는 장면도 있다. 공연장 경비원들은 총을 소지하지 않았고, 일부는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죽었다.

테러범들은 군경이 도착하기 전에 도망갔다고 일부 러시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경찰은 테러범들이 사용했을 수도 있는 차량 몇대를 찾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번 달 초 러시아 보안 당국은 이슬람국가의 한 조직이 모스크바의 유대교 회당을 공격하려던 것을 저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당국은 또 분리주의 운동이 벌어지는 캅카스 지역의 인구셰티아에서 6명의 이슬람국가 조직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는 이슬람국가는 시리아에 근거지를 두고 아프간 및 중동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러시아에서 이 같은 대형 테러 공격을 벌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슬람국가는 최근 몇년 동안 소련의 옛 지역에서 대원들을 모집해, 분리독립 운동이 벌어지는 캅카스 지역 등에서 테러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러시아 연방의원들은 이번 사건이 터지자 즉각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다고 비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보위원회 의장은 “만약 이번 공연장 공격에 우크라이나 쪽 관여가 밝혀지면, 이런 분노를 자아낸 국가 관리를 포함한 관련된 모든 이들을 반드시 추적해 자비 없이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크라이나는 결코 테러 사용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이 전쟁에서 모든 것은 오직 전장에서만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테러 공격에 앞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전력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 최대 수력발전소 및 다른 에너지 시설들을 마비시켰고, 100만명의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정전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2000년대 초 체첸 분리독립주의자들의 테러 공격에 시달렸다. 지난 2002년 10월 체첸 분리독립 테러범들은 모스크바 극장에서 800명의 인질을 이틀 동안 잡고 있었으나, 러시아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인질 129명이 숨지고 41명의 테러범이 숨졌다. 2004년 9월에는 약 30명의 체첸 무장대원들이 러시아 남부 베슬란에서 학교를 장악하고 수백명의 학생을 인질로 잡았다가, 이틀 뒤 330명 이상이 숨지는 유혈 비극으로 끝났다.

1999년 12월31일에 보리스 옐친 당시 대통령의 사임 뒤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임명된 푸틴은 취임 당일 체첸을 방문하며 분리독립 저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는 체첸의 테러 공격에 강경 대응했다. 푸틴은 체첸의 분리독립 전쟁 및 테러공격을 강경 진압해 국민적 인기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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